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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당 중앙당 창당대회가 2월 2일 오후 대전광역시 한밭체육관에서 열린 가운데 박주선 최고위원과 주승용 원내대표, 천정배 공동대표, 한상진 공동창당준비위원장, 김한길 선거대책위원장, 안철수 공동대표, 김성식 전 의원, 박주현(왼쪽부터) 변호사가 박수를 치고 있다./배정한 기자 |
'병신년'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통과와 민간인 최순실 씨의 국정 농단으로 대한민국호가 흔들리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집권 4년 동안 '비선 실세' 의혹에 '지라시' 수준으로 규정했지만, 국민은 이 말에 철저하게 속은 꼴이 됐다. <더팩트> 정치팀은 2016년 취재 현장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던 그때 그 순간을 되짚어 봤다. [편집자 주]
2016년에 태어난 국민의당은 롤러코스터 같은 한해를 보냈다. '제3당'의 성공사례가 없다며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어느덧 첫돌을 맞이하게 됐다.
그래서인지 당내 경륜이 있는 다선 의원들도, 새롭게 정치판에 발을 들인 초재선 의원들도 2016년은 남다른 의미로 다가왔다. 창당부터 총선을 거쳐 신임 원내대표를 뽑기까지 국민의당의 2016년을 정리해봤다.
◆ 초록깃발 꽂다, '흥망성쇠'로 끝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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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여론조사기관 한국갤럽의 ' 2016년 1~12월 월간 통합 정당 지지율'. 국민의당은 총선 직후 최대 지지율을 기록했고, 김수민-박선숙 총선 리베이트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지율은 서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한국갤럽 제공 |
안철수 전 국민의당 상임공동대표는 2015년 말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지난해 2월 '독자 신당'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안 전 대표는 "어제도 참았고, 오늘도 참았는데, 내일도 참을 순 없다"며 서울 마포에 깃발을 꽂았다.
신당
창당을 준비하던 천정배 전 공동대표, 박주선 국회부의장도 1월 국민의당에 합류해 힘을 보탰다. 같은 달 8일 당명도 국민의당으로
확정했고요. 또 2월 2일 대전 한밭체육관에서 열고 안·천 전 공동대표를 대표직에 공식 추대했다.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의원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하게 됐다. 그러나 총선까지 20명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당시 고민이 많았다. 여지껏 존재했던 '제3정당'처럼 '흥망성쇠'로 곧 끝나리란 전망이 우세했다.
◆ "38석이라고?" 녹색 돌풍으로 총선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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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국민의당 상임 공동대표가 제20대 국회의원선거 다음 날인 4월 14일 오전 서울 마포 국민의당 당사에서 개표상황표에 당선인 이름을 붙이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당은 총 38석을 차지하며 3당체제를 굳건히 했다./이새롬 기자 |
4월 총선승리를 위해 3월부턴 공천 작업에 착수했다. 창당한 지 얼마되지 않은 데다가 여러 계파들이 다양하게 모여 있어 잡음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국민의당은 전국정당을 기치로 '30~40석'을 목표로 삼고 뛰었고 결과는 '대박'이었다. 비례대표 정당투표에서 민주당과 비슷한 득표를 하며 전국정당 가능성도 보였고, 의석수도 목표치를 뛰어넘는 38석을 차지했다.
특히
호남에서 '녹색 열풍'을 불러왔었죠. 광주와 전남 18개 의석에서 16석을 차지하면서 호남 제1야당으로 우뚝섰다. 또 원내
교섭단체가 되는 것을 뛰어넘어 '캐스팅보트' 역할도 하게 됐다. '이변'에 가까운 결과에 국회는 들썩였다.
◆ 두둥! 리베이트 의혹…안철수 사퇴·박지원 등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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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을 받은 박선숙(왼쪽)·김수민 국민의당 의원이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했을 당시./더팩트DB |
그러나 좋았던 시절도 잠시였다. 국민의당은 6월 '김수민-박선숙 총선리베이트 의혹'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일파만파 퍼지면서 창당이래 최대 위기에 놓였다.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안 안 전 대표(당시 대표)가 여러차례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발표했으며, 당 자체 진상조사도 벌였지만 위기를 돌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밤늦은 시간까지 진상조사단은 골몰했고, 출입기자들도 창당 이래 가장 바쁜 날들을 보냈다.
결국 창당 149일 만에 안·천 전 공동대표가 책임을 명분으로 '동반 사퇴' 했다. 두 공동대표가 사퇴한 뒤 국민의당은 곧바로 박지원 전 원내대표(당시 원내대표)를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면서 급한불을 껐다.
◆ "슬퍼할 시간 없어" 꿀벌론으로 개원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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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배(왼쪽)·안철수 전 국민의당 공동대표는 6월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관계자들의 총선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책임을 지고 대표직 사퇴 의사를 밝혔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곧바로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돼 당 수습을 위해 고군분투했다./이새롬 기자 |
"바쁜 꿀벌은 슬퍼할 시간이 없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여러모로 축쳐진 국민의당을 끌어올리기 위해 '꿀벌론'을 내세우며 당 복구 작업에 들어갔다.
국민의당은
'일하는 국회, 공부하는 정당'을 기치로 지난해 5월 2일부터 20대 국회의원 당선인 공부모임을 시작했다. 매일 평일 아침
7시30분부터 한시간 반 가량 진행되는 이번 모임은 경제와 안보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 외부 초청 강사의 강의를 듣고 내부 토론을
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의원들은 이른 시간부터 의원회관에 모여 '커피와 샌드위치'로 하루를 시작했다. 지각자나 조는 의원들도 더러 있었고, 이를 바라보는 출입기자들도 피곤을 호소했다. 하지만 22일 동안 출석률 95%를 달성하면서, '공부하는 정당' 이미지를 굳혔다.
그 결과 국민의당은 지난 30년 동안 가장 빠른 시간 내 국회를 개원시키는 데 일조했단 평가도 받았다. 여야3당이 원 구성 협상에 난항을 겪자 '무노동 무임금' 원칙 수용 의사를 밝히며 '협치'에 앞장섰고, 국회는 '역대 최단 시간 내'인 지난해 6월 13일 개원했다.
◆ '최순실 파문'으로 '탄핵'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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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국회 국정조사특별위원회 제5차 청문회가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가운데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김경진, 이용주 의원과 인사를 하고 있다./배정한 기자 |
국정감사부터 솔솔 불거져 나온 '미르·K스포츠 재단' 의혹은 최순실 국정농단 파문으로 확장됐고 정치권을 뒤덮었다. 최순실 이름 석자는 정치판을 흔들었고, 국민의당도 크게 영향을 받았다.
'최순실 파문'은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으로 이어졌다. 국민의당은 '비박계'의 동참을 이끌어내기 위해 탄핵을 미뤘다가 "새누리당과 손을 잡았다"는 이유로 '역대급' 욕을 먹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국회는 지난달 9일 234명의 압도적인 찬성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을 가결했고, 국민의당은 자당이 '발의가 아닌 가결에 목표를 뒀다'는 점에서 뿌듯해했다.
또 국회는 '최순실 청문회'를 열었고, 국민의당에선 '검사 출신'인 김경진·이용주 의원이 활약했다. 김 의원은 차분하고도 집요한 질문으로 일약 '청문회 스타'로 떠올랐다.
◆ 박지원 가고 김동철·주승용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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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승용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29일 당 의원총회에서 신임 원내대표에 당선됐다./배정한 기자 |
어지러운 정국 속에서 국민의당의 내부 사정은 조금씩 바뀌었다. 지난달 5일 박지원 전 원내대표(당시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비대위원장을 내려놓았고, 김동철 신임 비대위원장이 추대됐다.
12월의 끝자락엔 내년 5월까지 원내를 지휘할 신임 원내대표-정책위의장도 뽑았다. 러닝메이트로 출마한 4선의 주승용·조배숙 의원이 당선되면서 국민의당 지도부는 '호남당'이란 비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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